역의 풍경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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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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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풍경 1,2,3

김동기 0 738
저자 : 김동기     시집명 : 미출간
출판(발표)연도 : 2019년 카페 상제     출판사 : 미정
역(驛)의 풍경(1)
- first&#160;scene -

거 봐
맞잖아 그 사람
별에서 온 왕년의 그 사람은
해 저문 달빛광장에
돌아눕는다

꿈이 없으랴
작은이는 풍성한 아침이 와도
벤치에 딱 붙어서
바다를 잃어버린 왕새우 같다

봐봐 맞잖아
아직 술에 취한 저 사람도
시위를 당겼으나 화살이 빗나간 빈 활대처럼
모질게 누워서 겨울 해변의 나이든 고아 같다 
 


역(驛)의 풍경(2)
- second scene -

꽃이 있던 자리에
무성하게 또 잎들이 돋아날 텐데
이렇게 내가 머문 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질까
켜켜이 쌓인 지문을 밟고 사람들 저마다
아마 이별일지 모른다 더는 이루어질 수 없기에
헤어지는 아픔으로 먼 길 떠나는지도 모른다
혹여 가깝고 가벼운 여행일지도 모르겠다
가슴으로 마음으로 떠나는 빈 하루가 아닐지 
미안해요 안아주지 못해서 참 미안해요
낭만의 기차를 태워주고 싶었는데 이미 당신은
떠나고 역은 텅 비었습니다 행복하세요
즐거운 여행되기를 빌게요




역(驛)의 풍경(3)
- third scene-


시간표대로 기차는 떠난다
기적을 울리며 다음 역 그 다음 역으로
역마다 애환과 꿈 가득 싣고 행복을 나른다
 
풍경 없는 광장 모퉁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저 박꽃 같은 노인이
그러나 막상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공중전화 안에 갇혀서 나비처럼 더듬거리다
‘끝순아, 나다 나여!’ 막내딸인가보다

‘택시!’ 함부로 부르는 사람
막 기차에서 내린 사람 같다
도시서온 까만 안경 끼고 모자도 쓰고
넥타이도 멨다
아마 선물을 가방에 듬뿍 담고
어디로 가는지 붕~ 눈에서 사라진다
아마 거기는 태의 무덤일 거야
곧 그 집은
휘영청 달빛 아래서
꽃잔치 꿀웃음이 벌어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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