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오히려 환하다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절망은 오히려 환하다

고은영 0 589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절망은 오히려 환하다 / (宵火)고은영

 
천사가 다녀간 길목
휘파람새 날개에 실려 보내던 환영 같은 웃음들이
애드벌룬처럼 무량하게 퍼지던 하늘
저 숲의 여름은 뻐꾸기 울음으로 질 편했었지
지금은 텅 비어 버린 자국으로 눈물 같은 낙엽이 지고
그리하여 시간은 오한으로 가득하지

기다림은 언제나 그렇게 쓸쓸했었지
세월에 쓸려간 사랑이 다시 기화되고
울고 싶을 땐 깔깔 웃는 법도 배웠지만
기다리는 사랑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 일이지
깊은 밤이 되면
저 멀리 어느 휑한 골목 담벼락에 밑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새끼 고양이 울음이
꼭 내 맘 같던 때가 있었지

총총히 많은 발걸음들이
그리움을 찾아 집으로 귀가해 버린 뒤에
영원이라는 활자들이 거니는 이별의 종착역
몇 번의 기적 소리가 뿌우웅 거짓말처럼 울렸다 사라지고
빈 레일 위에 다시 고요가 착지하면
무거운 침묵이 장승처럼 버티고 있는 일이지

쏜살같은 세월의 뒤안길에 남겨 진 미련들
낙엽이거나 혹은 바람 같은
세상은 얼마나 분에 넘치는 절망으로 가득한지
절망이 환하다는 걸 난 요즘에서 알았어
얼마나 환한 얼굴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일이지

 20101015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