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라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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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13:39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라 / (宵火)고은영
희미해지는 발자취
마지막 매미가 울고 있다
이 맑은 황금빛 햇살의 들길을 따라
은 사시나무 우거진 강변에 나아가
가을 빛을 유영하는 잠자리를 만나면
밤새 잠 못 이루어 가슴까지 게워내던
내 영혼의 잃어버린 가을을 펼쳐보이리라
지상에 제일 높다는 추전역 굽이굽이
사람들 기억에 잊힌 저 깊은 오지
골짜기마다 마른 풀들이 바람에 바람에
숨어 우는 고립의 그늘
쓸쓸한 가을의 명부들이 펄럭이는 곡조를 타면
삐걱대는 역전의 쇄골에 폐쇄된 삶의 숨결은
당신의 우울보다 한층 무겁고
초라하게 버려진 탄광 지 들꽃들도
마지막 정사에 서러운 태백 가을이 보고 싶어라
이미 늙어버린 그리움이 바람과 떼지어
다시 그리움을 소환하는 가을 위로
왜소한 당신의 사랑만큼 휩쓸고 간
시간의 행방 위에 온몸을 내던지는 낙엽
가을로 부서지는 9월 향기들이 지천을 떠돌 때
단적인 삶의 아픔에 무력한 우리 사랑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망각으로 사무쳐도
다시 호박색으로 번지는 이 가을엔
황홀한 전설의 숨결 속으로
자꾸만 떠나고 싶어라
20100916
희미해지는 발자취
마지막 매미가 울고 있다
이 맑은 황금빛 햇살의 들길을 따라
은 사시나무 우거진 강변에 나아가
가을 빛을 유영하는 잠자리를 만나면
밤새 잠 못 이루어 가슴까지 게워내던
내 영혼의 잃어버린 가을을 펼쳐보이리라
지상에 제일 높다는 추전역 굽이굽이
사람들 기억에 잊힌 저 깊은 오지
골짜기마다 마른 풀들이 바람에 바람에
숨어 우는 고립의 그늘
쓸쓸한 가을의 명부들이 펄럭이는 곡조를 타면
삐걱대는 역전의 쇄골에 폐쇄된 삶의 숨결은
당신의 우울보다 한층 무겁고
초라하게 버려진 탄광 지 들꽃들도
마지막 정사에 서러운 태백 가을이 보고 싶어라
이미 늙어버린 그리움이 바람과 떼지어
다시 그리움을 소환하는 가을 위로
왜소한 당신의 사랑만큼 휩쓸고 간
시간의 행방 위에 온몸을 내던지는 낙엽
가을로 부서지는 9월 향기들이 지천을 떠돌 때
단적인 삶의 아픔에 무력한 우리 사랑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망각으로 사무쳐도
다시 호박색으로 번지는 이 가을엔
황홀한 전설의 숨결 속으로
자꾸만 떠나고 싶어라
2010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