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편지 - 곽재구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따뜻한 편지 - 곽재구

poemlove 2 7140
저자 : 곽재구     시집명 :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따뜻한 편지
-바람에게

 곽 재 구


당신이 보낸 편지는
언제나 따뜻합니다
물푸레나무가 그려진
10전짜리 우표 한 장도 붙어 있지 않고
보낸 이와 받는 이도 없는
그래서 밤새워 답장을 쓸 필요도 없는

그 편지가
날마다 내게 옵니다

겉봉을 여는 순간
잇꽃으로 물들인
지상의 시간들 우수수 쏟아집니다
그럴 대면 내게 남은
모국어의 추억들이 얼마나 흉칙한지요

눈이 오고
꽃이 피고
당신의 편지는 끊일 날 없는데
 
버리지 못하는 지상의 꿈들로
세상 밖을 떠도는 한 사내의
퀭한 눈빛 하나 있습니다.
2 Comments
프리러브 2010.08.22 13:50  
곽재구 시에는 '따뜻함'이 넘쳐 흐르는 것 같아요. 이 시 역시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잘 느껴져요. 바람을 의인화하여 '따뜻한 편지'를 보낸다고 표현한 부분... 정말 멋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한 사내의 퀭한 눈빛을 느낀 걸까요? 시적 화자, 시인 자신을 표현한 부분인 것 같은데... 궁금하군요.
최일화 2011.08.18 03:20  
바람이 보내오는 편지엔 우표가 붙어있지 않습니다.
그 편지엔 무수한 시간들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아무 말도 없는 당신의 편지를 받아보면 무수하게 떠들던 나의 말들이 차라리 흉칙하게 느껴집니다.
바람이 보내오는 편지엔 눈이 오고 꽃이 핍니다.
바람이 보내주는 무수한 시간 속에서도 나는 지상의 꿈을 버리지 못합니다.
세상 밖을 떠도는 한 사내, 그  꿈에 지친 눈빛 하나 피곤에 지쳐 휑합니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