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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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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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웠습니다

이향아 0 1140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부러웠습니다/이향아


요즘 어떤 시인이 시집을 냈는데요, 어머니
그는 자기 어머니랑 찍은 사진을 책의 맨 앞장에 넣었더라구요
나는 시는 읽지 않고 그의 어머니만 들여다보았어요 
그의 어머니는 마냥 웃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웃고 아들도 웃고 그들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들이 어머니의 어깨를 감쌌는데
어머니의 좁은 어깨 위에 아들의 넙적한 손바닥이 얹혀 있었습니다
어머니,
나는 부럽고 부러워서 깊이 꺼져들었습니다
나도 진작 이렇게 할 걸
나도 어머니랑 찍은 사진을 책 앞에 낼 걸
한 번도 어머니가 없었던 것처럼
어머니 없이 불쑥 어디서 생겨난 것처럼
어머니, 하고 불러본 적 없는 사람처럼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울었습니다

나는 그 시인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좋겠소, 좋겠소, 당신은 좋겠소
훌륭한 시인이여, 어머니를 껴안고 사진을 찍어라
사진을 찍어서 시집을 내어라
편지를 쓰면서 다시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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