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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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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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시나리오

고은영 0 2128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가상 시나리오 / (宵火)고은영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내 아들은?
물은 얼마나 챙겨야 할까?
쌀은?
그리고 불과 약도 챙기고 라디오도 챙겨야 하는데
자동차에 연료가 가득하지 않은데 어디까지 피난이 가능할까?
아, 아, 어디에 아들을 숨기지 자동차 트렁크?
아니면 옷 상자 속에 숨길까?

의자에 앉아있는 애맨 아들을 붙들고 나는 말한다
정쟁이 나면 넌 절대로 군에 다시 가지 말고 꼭꼭 숨어라
아들이 묻는다
왜?
너는 어떻게든 꼭 살아 남아야 하니까
엄마, 민간인으로 남는 것보다 군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어
아들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전쟁엔 가지 마라

그리곤 다시 생각한다
운명이 전쟁을 관통하지 못한다면 피난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때 내가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의 시간은 정지되는 일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소용돌이를 거치고
아직도 회복되지 않는 상처와 아픔의 고통에 헤매고 있는가
알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산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가
모든 건 운명에 맡기는 거다
아무리 살고자 노력해도 생사가 어디 나의 소관이던가
그건 순전히 생명을 부여한 완벽한 사랑의 몫이니까
나는 이 자리에서 가만히 내게 임했던 사랑을 기억하고 순종을 떠올린다
그리곤 권력을 향한 총구를 겨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요?
전쟁을 일으킨 위정자들은 탐욕과 승리를 점치며 바벨을 세우는데
왜 진실하고 가난한 젊은이들이 전쟁에서 목숨을 버려야 하나요
권력을 등에 업은 아들들은 군을 몰라요
이 나라 기득권자들도 군을 몰라요
물론 전쟁은 더더욱 아니죠
기득권자들이 자기 아들을 전쟁터로 내몰까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나는 젊은이들의 더러운 명분이 얽힌 전쟁 참여를 적극 반대합니다
권력은 권력끼리 싸워 승리하고 지배를 위한 꿈에 도전하던지
가증한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십시오

여러분
입으로 평화를 외치는 자들을 조심하세요
그들은 언제나 위험을 감수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고 안간힘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들이 제일 위험한 무리들이지요
전쟁은 평화도 자유도 유익도 없는 그들의 야욕과
권력의 망상에 의한 희생의 제물을 강요할 뿐입니다
생각하면 분통 터지는 일이지죠
제 아들은 군 생활을 2년을 착실히 이행했습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진 마세요
모든 전쟁의 배후엔 반드시 악의 세력과 권모술수에 뛰어난 밀약과
권력이 한통속이 되어 왜곡과 분열로 점철된 오도만이 난무하는 것입니다
거대한 함정을 파놓고 우리의 아들들의 목숨을 담보로
권력의 야욕을 탐하는 무리들을 정말 조심하세요

201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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