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
이향아
0
763
2019.10.29 20:52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화투/이향아
잠 안 오는 밤 건너가 보면
어머니가 혼자서 신수 패를 떼신다
열두 장 엎어 놓고
그 위에 젖혀 놓고
끗수 높은 것부터 차례로 놓는
오직 이것이다
어머니의 화투라면
외로운 정백이 가르마를 타고
안개 서린 어깨를 흘러 내려
고적 위로 쏟아지는 오색 화투장
2월 매조 임을 만나 두레박 팔자
8월 공산명월에 빛 쪼이다가
10월 단풍 근심덩이 노루새끼야
육중한 밤, 불을 밝힌 건넛방에는
어머니가 만지는 화투장 소리
은밀한 그 세월이 물먹는 소리.
-제 2시집『동행하는 바람』에 수록됨-
잠 안 오는 밤 건너가 보면
어머니가 혼자서 신수 패를 떼신다
열두 장 엎어 놓고
그 위에 젖혀 놓고
끗수 높은 것부터 차례로 놓는
오직 이것이다
어머니의 화투라면
외로운 정백이 가르마를 타고
안개 서린 어깨를 흘러 내려
고적 위로 쏟아지는 오색 화투장
2월 매조 임을 만나 두레박 팔자
8월 공산명월에 빛 쪼이다가
10월 단풍 근심덩이 노루새끼야
육중한 밤, 불을 밝힌 건넛방에는
어머니가 만지는 화투장 소리
은밀한 그 세월이 물먹는 소리.
-제 2시집『동행하는 바람』에 수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