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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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밥

이향아 0 398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어머니의 밥/이향아

 

‘얘야, 밥 먹어라’
어머니의 성경책
잠언의 몇 절쯤에
혹은 요한계시록 어디쯤에
금빛 실로 수를 놓은
이 말씀이 있을 거다

‘얘야, 밥먹어라,
더운 국에 밥 몇 술 뜨고 가거라‘

아이 낳고 첫국밥을 먹은 듯,
첫국밥 잡수시고 내게 물리신
당신의 젖을 빨고 나온 듯
기운차게 대문을 나서는 새벽

맑은 백자 물 대접만한 
유순한 달이 어머니의 심부름을 따라 나와서
‘채할라 물마셔라, 끼니 거르지 말거라’
눈 앞 보얗게 타일러 쌓고

언제부터서인가
시원의 검은 흙바닥에서부턴가
마른 가슴 헐어내는
당신의 근심
평생토록 밥을 먹이는
당신의 사랑.
                      -제 8시집『어디서 누가 실로폰을 두드리는가』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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