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그리고 그 아름다운 해후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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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07:47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여름 그리고 그 아름다운 해후/ (宵火)고은영
시간에 접지한 태양은
호랑가시나무 잎새처럼 뾰족한 더위로
순번도 없이 무작위로 맹위를 떨치며 하강하는데
빠르고 안전한 우체국 택배가 구름을
타고 미끄러지는 찰나 배달된 첫 매미 울음
미리내 골짜기 환해지는 행복
2010번의 축복은 떠나갔던 이별에
복원된 환상의 권두언을 쓰고 있다
나는 어머니 기별을 기다린다
끊임없이 생명을 창조하던 쾌적한 양수의 우주
7년 70년 700년 7000년 동안 기다림의 우물을 판다
자꾸만 미치미치 울어대는 새 소리와
그 섬세한 파장으로 번지던 아버지 미소가
내게 축복의 성화가 되기를 기다린다
큰 언니 풍만한 가슴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일렁이는 바람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푸른 열매들은
부유한 볼 살을 키우는 방 커튼을 연 애욕(愛慾)이 뜨겁다
나는 허접한 인생에 눈물의 계보로
절망의 산달을 기다리던 순간들이 미안하고
주검에 주검을 조문한 일들이 미안하고
장사지낸 모든 살생이 부끄럽고
가난을 키우던 미움이 송구하다
20100715
시간에 접지한 태양은
호랑가시나무 잎새처럼 뾰족한 더위로
순번도 없이 무작위로 맹위를 떨치며 하강하는데
빠르고 안전한 우체국 택배가 구름을
타고 미끄러지는 찰나 배달된 첫 매미 울음
미리내 골짜기 환해지는 행복
2010번의 축복은 떠나갔던 이별에
복원된 환상의 권두언을 쓰고 있다
나는 어머니 기별을 기다린다
끊임없이 생명을 창조하던 쾌적한 양수의 우주
7년 70년 700년 7000년 동안 기다림의 우물을 판다
자꾸만 미치미치 울어대는 새 소리와
그 섬세한 파장으로 번지던 아버지 미소가
내게 축복의 성화가 되기를 기다린다
큰 언니 풍만한 가슴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일렁이는 바람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푸른 열매들은
부유한 볼 살을 키우는 방 커튼을 연 애욕(愛慾)이 뜨겁다
나는 허접한 인생에 눈물의 계보로
절망의 산달을 기다리던 순간들이 미안하고
주검에 주검을 조문한 일들이 미안하고
장사지낸 모든 살생이 부끄럽고
가난을 키우던 미움이 송구하다
2010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