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낙엽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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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낙엽의 노래

고은영 0 772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가을 비 낙엽의 노래 / (宵火)고은영

 
아픔이나 고통 없는 사소한 이별은 없다고
별이 뜨고 달이 뜨는 지상에
밤의 깊이만큼 이제는 가을도 끝물
음산한 거리 추적대는 비가 내리면서
낙엽과 뒤엉켜 빗물이 질펀합니다

가고 오는 시간의 무덤 속 나의 갤러리엔
아직도 봄의 목련이 화들짝 웃고
정지된  어느 시점에서 목련은 한결같이
만개할 직립을 꿈꾸고 있습니다

단풍 길을 알리는 화보가 여기저기 뜨고
능선의 골 깊은 산이나 거리에서 나무들은
행복도 고통도 사실은 한통속이라고
충실한 가을의 보고를 합니다

휘청휘청 바람에 휩쓸리다  빗물의 무게에
견딜 수 없어 낙하하는 이 막장에서도
명암이 갈리는 낙엽의 발그레한 얼굴들
계절의 맛을 먹고 자란 흔적에
사랑을 잉태했던 결실은 참으로 충실합니다

아아, 저 기차선로에 기대어
세월의 소리를 들으며 멀어져 가는 것들의 뒷태
나는 가을의 가장 깊은 가슴을 탐미(耽美)하고 있습니다
 
200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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