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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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고은영 0 425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 (宵火)고은영


달콤한 키스의 전율이던가
짜릿짜릿한 포옹이 얼마나 황홀했기에
상기된 얼굴이 사분 사분해지고
잔잔한 미소까지 머금고 빙긋거린다

핸드폰만 들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살캉살캉 초콜릿처럼 달콤한 목소리가
36.5℃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호호호, 저 간드러진 목소리. 죽인다

숨기는 거 없이 열린 맘으로
사랑에 관한 장황한 어드바이스를 구하거나
그날이 그날처럼 맹숭맹숭 지나갈 때
그놈은 칼날을 세우고 신경질을 내며
나를 찌르거나 말거나 내겐
뜨거운 감자보다 더 아릿한 가시로 와 박혀 쓰라렸다

그놈의 연애 사에 사랑하던 여자와
이별의 쫑파티를 끝내고 온 이틀이 지나고
어두컴컴한 방에 주검처럼 틀어박히더니
펑펑 통곡을 하고 며칠 동안 끙끙 앓고 징징거리던....
"엄마, 나 미랑이가 너무 보고 싶어"
그때 나는 알았다
남자에게도 지극한 순정이 있다는 것을

하이고, 아마도 저놈은 내가 아프거나 죽어도
첫사랑의 여자를 떠나보내고 울던 만큼
날 위해 울지 않으리란 것을 내 안다
군에서 손발이 덕지덕지 트고 죽을 만큼 힘들었을 때
찔끔거리며 눈물을 훔치던 날 보며
"엄마 이담에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호강시켜줄게
사랑해요. 엄마"
그때 우린 뜨거운 포옹을 했었지
간절하던 그때의 진실은 이미 과거 형이다

아,아, 그 어둠의 굴뚝에 피던 연기 같은 한숨을 푹푹 쉬며
지독한 사랑 공황에 빠져서 지지리 궁상을 떨고
애맨 피부를 박박 긁고 뱁새눈을 뜨던 머슴아가
어느 저녁 햇살처럼 환하다
히죽거리는 포옴이 비굴해 보이기까지 한다

" 엄마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20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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