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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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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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피역

이향아 0 376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어머니 큰 산
출판(발표)연도 : 2012     출판사 : 시문학사
임피역/이향아




임피(臨陂)역에서 내려
바람이 잠시 숨 고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언덕에
내 어머니가 새집을 지어 들었다
만고풍상에 할 일을 마친 후
이제 쉬겠다며 임피로 간 어머니는
작은 망루의 파수꾼처럼
임피역을 바라보며 말동무가 되었다
 
장항선을 타고 천안에서 남포,
남포 지나 서천,
서천 지나 익산으로 가다가
임피에서 내리면 군산이 가까워서
군산시 임피면 술산리 임피역
이제 더는 기차가 정거하지 않는 거기
 
아흔 세 살 어머니가 기운이 쇠진하여 세상과 하직했듯이
임피역도 아흔 살 천수를 누렸는가
젊어서는 만경평야 쌀을 실어 나르고
아침저녁 통근열차 바쁘기도 하더니
돌아보면 궂은일도 아름다웠다고
지평선 노을 같은 추억을 나르는가
그래도 임피역은 아직도 임피역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애잔한 발길로
오목가슴 누르며 임피역을 지나간다.
                      -제 18시집『화음』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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