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게 보내는 편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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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게 보내는 편지.(2)

장수남 0 562
저자 : 장수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10.30     출판사 :
10월에게 보내는 편지.
 
 
넌. 누구의 기다림일까.
안개비 젖은 갈색하늘은 알몸 흠뻑적시고
작은 기억들이 줄줄이 엮여
시월 바람 숲에 눕는다.
 
너무 멀어 볼 수 없음이
난. 널. 깨울 수 없었지.
붉은 잎 새. 가슴 스치면 난 바보가 되어
바람소리 한 점 듣지 못했네.
 
넌. 누구하고 갈 거야?
이별은 잎 새들의 마지막 포옹
어수선하게 강둑에 모여앉아 몸단장 하고
넌. 봇짐만 싸고 있었지.
 
은빛 강 물 조각들의 슬픈 저항
난. 왜. 기다림일까. 죽음을!
옛 강 거슬러 물줄기 잡고 고향 찾는
연어들의 긴 여정은 위대한 죽음을 약속한
눈물의 하모니카 교향곡. 강둑엔
낙엽 몇 잎이 아직도 누굴....?
 
시월 물빛 작은 몸
가슴적시고 등돌리는 여름제비 꿈 한 조각
날개 세우고 찾아가는 아픈 사연
강 건너 널 바라보고 가을은 손짓하겠지.
 
난. 날개 접힌 잎 새 세어가며
몇 날을 가만히 들어 보았네.
새벽 하얀 들 녘 서리 밭에 햇살 내려앉아
넌. 가을을 발갛게 색칠하고 있었지.
 
몽당연필 흘리는 소리
그림일까. 편지일까. 시월에게 보내는 편지
밤 샘 귀 기울이고 들어보았지.
지친겨울새 봇짐 푸는 소리는 늦은 밤하늘
가을비 가슴 적시고 넌 언제 돌아올까.
시월 난. 혼자남아 기다리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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