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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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뒤

고은영 0 2594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그리움이 어두워질 때까지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그림과책
사랑 그 뒤 / (宵火)고은영

 
        더위먹은 시간도
        한숨으로 뜨거움에 흐느적거리고,
        모든 것이
        불볕에 타들어가는 목마름으로
        내게 있던 소중한 것들도
        병들어 가는 오후
 
        만남이 있으매 헤어짐으로
        내 안에 것들을 떠나 보내고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잊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꽃 피우다 지는 날이 오늘뿐이랴
        꽃은 어제도,
        그리고 내일도 피고 질 것이오.
        바람만 불어도  흔들릴 것이오.
        비 오면, 더욱 눈물이 날 것이오.
 
        그립고 보고픔이
        너무나도 간절하여
        내 마음도 뽑아 버리고,
        내 생각도 말끔히 씻어 버리고,
        어떨 땐 두 눈도 감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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