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찬밥 한 공기를 생일 미역국에 말다
김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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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03:17
저자 : 김병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년 11월
출판사 :
인생의 찬밥 한 공기를 생일 미역국에 말다 - 詩 김병훈
미역국을 먹어도 생일은 지나가고
미역국을 먹지 않아도 생일은 지나간다
엄마의 사랑은
이목구비가 한결같은 소고기 미역국 같은 것
아버지의 사랑과
친구들의 사랑은 생일 케이크 같은 것
미역국과 생일 케이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박수받고 축하받을 일 없는 삶에
생일 케이크가 있어 참 다행이다
국물도 없는 삶에
인생의 찬밥 한 공기 말아먹을 수 있는
생일 미역국이 있어 참 다행이다
미역국이 끓는 냄비 속을 보여주는
사랑하는 한 사람과
미역국이 되어 만난다면
생일 케이크가 되어 만난다면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불쑥불쑥 위장 속에서
엄마의 미역국을 꺼내 마시기도 할 것이다
국물도 없는 인생에서
내 생일날 아침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또 먹은
반듯한 이목구비가 뜨거운
엄마의 미역국 한 그릇
한 그릇의 사랑은 소화하지 않고
평생 가슴에 간직하기로 약속한다.
미역국을 먹어도 생일은 지나가고
미역국을 먹지 않아도 생일은 지나간다
엄마의 사랑은
이목구비가 한결같은 소고기 미역국 같은 것
아버지의 사랑과
친구들의 사랑은 생일 케이크 같은 것
미역국과 생일 케이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박수받고 축하받을 일 없는 삶에
생일 케이크가 있어 참 다행이다
국물도 없는 삶에
인생의 찬밥 한 공기 말아먹을 수 있는
생일 미역국이 있어 참 다행이다
미역국이 끓는 냄비 속을 보여주는
사랑하는 한 사람과
미역국이 되어 만난다면
생일 케이크가 되어 만난다면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불쑥불쑥 위장 속에서
엄마의 미역국을 꺼내 마시기도 할 것이다
국물도 없는 인생에서
내 생일날 아침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또 먹은
반듯한 이목구비가 뜨거운
엄마의 미역국 한 그릇
한 그릇의 사랑은 소화하지 않고
평생 가슴에 간직하기로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