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 만난 새날 첫 것들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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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만난 새날 첫 것들의 발자국

고은영 0 397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눈길에 만난 새날 첫 것들의 발자국 / (宵火)고은영


밤을 틈타 하얗게 서설이 내렸다
한파와 한파 사이 해 뜰 창에
가만히 세상의 첫날이 밝고
첫날 첫 것들의 발자국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으로 눈부시게 미쁘다

그대와 나의 해후는 서러운 무일푼이 어도 좋다
환상은 현실을 깨우쳐주는 몽환의 무덤이어도
피부로 느끼는 서러움만큼 리얼한 일도 없다지만
온 산야는 카랑한 눈꽃들이 쨍쨍하게 만발했다
잡풀의 대궁에도 눈꽃은 오히려 환하다
소복단장 한 겨울의 얼굴에
동면의 긴 잠에 빠진 봄의 내음을 그리며
내 영혼의 때를 말끔히 씻고 싶다

그리고 다시 세상을 향하여
첫 것들의 순결과 사명이 사랑임을 알기에
내게 남은 것들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충분한 축복과 은혜를 감사하며
경건한 기도로 저 눈 위에 첫 발자국을 찍고
세상으로 귀환하고 싶다


해뜰참: 해가 돋을 무렵.
서설 : 상서로운 눈
카랑하다 : 목소리가 쇳소리처럼 높고 맑다. 빛이 제법 맑고 밝다

20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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