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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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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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에

한문석 0 567
저자 : 한문석     시집명 : 강은 누워 흐른다
출판(발표)연도 : 2006     출판사 : 시선사
바람 앞에
한문석


헛되게 낡고 천한 것이란다 손 부비며 살아온 날들이
시래기처럼 엮어져 있다

언제든 귀 설고 눈먼 얼굴
내가 나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처음 길을 내준 것도 바람이다
얼마나 많은 바람이 흘러 내 몸에 머물고 있는가

서둘러 누군가를 찌르고
다시 돌아와 내 심장을 찌르던
칼날이 거기 함께 누워 있다

투명하게 밝히고 싶었던 한 생애의 고백
마음은 종소리처럼 둥글게 퍼지고
비워낼수록 가슴살은 그토록 깊었던가

아니다 그게 아니란다 내가 원하는 것은
맨 처음 그대로의 생각

노을이 꽃잎인 양 고요히 쌓여가는
뉘우침 없는 삶이란다

애초부터 내 그림에는 색깔이 없다
바람 앞에 서면
언제나 알몸이 된다

찻잔 속에 말없이 녹아 침몰하는
타고난 그대로의 정갈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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