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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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21:47
저자 : 김은식
시집명 : 달빛 동행
출판(발표)연도 : 2019(2017)
출판사 : 도서출판 문장21
입동
김은식
싸릿대 엉성한 담 사이로
늦 가을 바람이 불면
앞마당 구석진 곳에서 몸을 서걱이는 낙엽
굽은 등을 콜록거리며 묵은 기침을 한다
겨울 황소바람은 여름 모기떼처럼
헤진 문풍지를 곧 잘 찾고
터진 문살에 풀칠 매겨 닫아 두면
초 저녁 힘없는 햇발을 찾아
산 고양이가 내려와 볕을 쬐다 가는 툇마루
짧아진 늦가을 해가 중천에 떠도
빨간 고추에게 양기를 다 빼앗기고
햇발은 힘이 없다
집 없는 바람, 서글퍼지는 해거름 녘에
밥 짓는 도마소리 누굴 기다리나
산에서 내려온 산고양이가
겨울 털옷을 입고 내려와
추위 걱정은커녕
섬돌 위에 나란히 벗어둔
고무신 한 짝 얼싸안고 뒹굴고 있다
김은식
싸릿대 엉성한 담 사이로
늦 가을 바람이 불면
앞마당 구석진 곳에서 몸을 서걱이는 낙엽
굽은 등을 콜록거리며 묵은 기침을 한다
겨울 황소바람은 여름 모기떼처럼
헤진 문풍지를 곧 잘 찾고
터진 문살에 풀칠 매겨 닫아 두면
초 저녁 힘없는 햇발을 찾아
산 고양이가 내려와 볕을 쬐다 가는 툇마루
짧아진 늦가을 해가 중천에 떠도
빨간 고추에게 양기를 다 빼앗기고
햇발은 힘이 없다
집 없는 바람, 서글퍼지는 해거름 녘에
밥 짓는 도마소리 누굴 기다리나
산에서 내려온 산고양이가
겨울 털옷을 입고 내려와
추위 걱정은커녕
섬돌 위에 나란히 벗어둔
고무신 한 짝 얼싸안고 뒹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