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 젖는 제3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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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에 젖는 제3의 계절

고은영 0 477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가을비에 젖는 제3의 계절 / (宵火)고은영


재즈 속에서 슬픔을 주장하는 낮은 음표들이
아침을 온통 물들이고 있다
아, 내가 너의 부족함을 묻기도 전에
흉측한 나의 모습을 보았으므로
비 내리는 초가을 아침
절망에 갇혔던 꿈의 부스러기들은
믿을 곳이 없어 빗물이 되었다

후각의 낡은 문전에
달콤하거나 향기로운 커피 향도
알코올처럼 빠른 속도로 산화해 버렸는지
나의 더듬이는
아무런 냄새도 알아채지 못하는 무용지물이다

황하 코스모스 갈 빛 도는 들녘
동색의 파장으로 그녀가 이 비를 맞으며
아직은 푸른 숨결로 떨고 있다
황금빛 얼굴, 가을로 육화되는 청초한 몸짓
산골에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나무 잎새들
이미 와버린 가을

오늘 아침에도 나는
오로지 사랑으로 각인된 너를 만날 수 없었다
세상을 등지고 제3세계의 터널에 갇혀 사는
나의 사랑이여
인생은 고무줄처럼 결코 늘어나지 주지 않는 것이다

너의 귀가를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널 위해
허공과 키스하는 나는
파지처럼 상한 속에 억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주방에서 물을 따르다가 끈적이는 재즈 음에 젖어
찰나적으로 스치는 작은 행복 하나 보았다

슬프고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즈처럼
아, 삶은 이런 것이구나
모든 문제를 그대로 받아드리는 것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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