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익는 집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술 익는 집

김해인 0 517
저자 : 김해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2.7.     출판사 :
얹그제 돌지나 이제 네 살
예순 셋인가 넷인가 내 나이가

지금 쯤 에서
구지 욕심을 부린다면
갖고싶은 것 중에 하나가
허름하더라도 깨끗한 술집이여

요즘같은 겨울이면
짧다른 장작 대여섯개피 들어가
생철연통이 발갛게 익어가는 난로에
막걸리도 있고
소주도 팔고
양주도 먹을수 있고
칵테일도 만들어 파는 집
그러나 안주는 없는 술집을

짜네 싱겁네 덜 익었네
골았어 상했어 초 가 됐어
듣기 싫고
꼴보기 싫어 안주는 안 팔려네
시원한 냉수던지
뜨끈한 물이던지
술한잔에 물한잔 마시면서
안주발에 술맛을 모르는 그런 술집이 아닌

술한잔에 시한수 읊을줄 아는 이라면
달라는대로 술 을 퍼주고
어느 낮설은 사람에 시 일망정
여린 싯귀를 붙잡고
제설움에 겨워 울 줄아는 이 라면
술 값 같은 건 받지 않고

초등 동무가 찾아준다면
더 더욱 반가울테니 밤을 새울것이고
첫사랑이 무심코들린 발길에
나 와 우연찮게 마주치게 된다면
그 날은 모든이에게 술 을 거져 줄테니

술이 익어 가듯이
웬만큼은 익은 삶 속에서
더 두었다가 시어버리기 전
난 농익은 술 을 먹고싶어
그런 술 을 같이 하고프단 말이오
아뭏튼 난 그런 술집을 갖고싶으니 어쩌겠수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