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입에 서다
윤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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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10:49
저자 : 윤용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9
출판사 :
겨울 초입에 서다
겨울비가 며칠간 내리더니
화창한 햇살이 창살을 파고든다
그렇게 웃짓던 새들도
어디론가 떠나가고
이따금 들려오는 찻소리만 들려오는
아파트의 발코니에 서서
이 자리가 어디쯤일까?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일까?
2020년을 바라보는
겨울 초입에 서서 내 자신을 돌아 본다
그렇게 앞만보며 앞만보며
달려온 꼭지점이
바로 이곳이란 말이냐?
내 자신을 위해 한 번 정도 돌보며 살아왔어야 하는데도
난 바보처럼
아니,
충견처럼 그렇게 살아 왔다
그 많던 의욕과 도전 정신은 점점
누렇게 물들어가는 가뭄의 낙엽처럼
퇴색해버리고
이제
앙상하게 남은 겨울나무 가지처럼
우두커니
빈 공원에 그렇게 혼자 서 있다
내 친구 새와 벌레, 푸른 잎은
다 어디론가
자기의 갈길을 가고 없는데
난 아직도 갈길 잃어 헤매고 있는 나그네가 되어
62년을 향한 내 인생의 항로는 자욱한 운무가 있는 바닷길
좀 더 열심히 여축할 걸,
좀 더 충실히 살 걸,
걸, 걸 하다보며 인생을 마친다는 어느 철할자의 말처럼
나는 곤궁한 빈자의 가슴에 요동이 친다.
나는 더 높이 더 멀리 날고 싶다고
저 멀리
2019. 11. 19. 아침에
겨울비가 며칠간 내리더니
화창한 햇살이 창살을 파고든다
그렇게 웃짓던 새들도
어디론가 떠나가고
이따금 들려오는 찻소리만 들려오는
아파트의 발코니에 서서
이 자리가 어디쯤일까?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일까?
2020년을 바라보는
겨울 초입에 서서 내 자신을 돌아 본다
그렇게 앞만보며 앞만보며
달려온 꼭지점이
바로 이곳이란 말이냐?
내 자신을 위해 한 번 정도 돌보며 살아왔어야 하는데도
난 바보처럼
아니,
충견처럼 그렇게 살아 왔다
그 많던 의욕과 도전 정신은 점점
누렇게 물들어가는 가뭄의 낙엽처럼
퇴색해버리고
이제
앙상하게 남은 겨울나무 가지처럼
우두커니
빈 공원에 그렇게 혼자 서 있다
내 친구 새와 벌레, 푸른 잎은
다 어디론가
자기의 갈길을 가고 없는데
난 아직도 갈길 잃어 헤매고 있는 나그네가 되어
62년을 향한 내 인생의 항로는 자욱한 운무가 있는 바닷길
좀 더 열심히 여축할 걸,
좀 더 충실히 살 걸,
걸, 걸 하다보며 인생을 마친다는 어느 철할자의 말처럼
나는 곤궁한 빈자의 가슴에 요동이 친다.
나는 더 높이 더 멀리 날고 싶다고
저 멀리
2019. 11. 19.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