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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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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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는다

이향아 0 356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온유에게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시와시학
다듬는다/이향아



먼지 땟국을 씻어내고
티와 검불은 털어내고
껍데기는 벗겨냈다
   
대가리 끊어내고
꼬랑지 잘라내고
비늘은 거슬러
남는 게 없다

다듬는다는 것은
돌려 세운다는 것
눈도 코도 없는 벙어리
가운데 토막
그것만 겨우 살려 두고서 
팔팔하게 휘젓던 팔다리를
깡그리 묻어 잊어버리는 것   

없앨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만이 다듬을 수 있다.
'많이 걸러냈어요'
나는 이 말에 몸을 떤다

떼어내고 걸러지는 찌꺼기의 외로움 
눈물콧물 흘리면서 파를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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