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그 흔들리는 것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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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그 흔들리는 것들로부터

고은영 0 434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낙엽 그 흔들리는 것들로부터 /  (宵火)고은영 


그대의 벽이 두꺼울수록
참담해지기도 하는 일이지만
이 어둠을 어둡다 하지 않는
내 심장엔 언제부터인가
빨간색 물방울이 서리서리 맺히더니
떠나가는 젊음이 웁니다
가을의 깊은 장막에서 흐느낍니다

사랑은 무릇 존재를 낮추며
나는 잊혀가는 한 개의 촛불이 되어
남은 심지마저 태우고
곱게 사루어지다가
지천에 그대를 위한 추억으로
갈무리하는 일인 것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어둠만 밟고
그대의 영원한 그림자로 남는다고
나를 주장하지 않는
어느 대지의 이름으로 숨죽이다가
점점 다가오는 한파에 갇혀
오금이 저리도록
차가운 바람으로 휩쓸린다 하여도
그대의 생존에 침묵의 뜨거운 입맞춤으로
나를 죽이고 그대를 탓하지 않는 것임을

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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