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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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작별

고은영 0 508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아쉬운 작별  /  (宵火)고은영 


안개 낀 새밭에 잠깐 여우별이 뜨면
종 내는 그가 그리던 캔버스에
수채화로 내려앉은 노오란 은행잎들

아쉬운 작별의 흔적에 나는
노오란 엽서 한 장을 꺼내어
깨알 같은 글씨로 또박또박
서러운 이별을 쓴다

"가을이여, 그대로 인해 행복한 한철이었다."라고

어젯밤
산간에 첫눈이 온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도심에도 떨어진 낙엽 위로
행인들의 종종거리는 발걸음은
따뜻한 눈빛을 지향한다

밤마다 작은 탄성으로 밟는 낙엽은 포근하다
고운 눈빛으로 손사래 치던 그도
황홀한 빛깔만큼 서러운 사랑이었다

빈 바랑 하나 어깨에 걸친 그의 등은 시리다
자신을 모두 내어주고 바람부는 골목을 돌아
저 초라한 역전 플랫폼에서 방랑자가 되어
마지막 열차를 타고 그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200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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