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을 보며 고립을 꿈꾼다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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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2 21:12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흰 눈을 보며 고립을 꿈꾼다 / (宵火)고은영
이 추운 날
눈 내리는 거리에
그대가 내건 외등 하나 따뜻하여 눈물이 난다
신열 같은 노래 한 번 스쳐간 행간으로
성에 꽃이 쨍쨍한 간 유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수피가 너덜거리는 잎 진 플라타너스처럼
수척한 그대 얼굴에 창백한 입맞춤을
그려 넣는 불행 속에도 나는 행복하다
영락없이 이 겨울의 깊은 미궁으로
어지러이 침윤하는 의식을 안간힘으로 부여잡고
흰 눈 내리는 모롱이에 따뜻한 안부로 와 닿는 밀어
끈적이는 슬픔 하나 저 먼 들판에 나부끼고
내리는 흰 눈 속에 나는 그대와 고립을 꿈꾼다
공황으로 메마른 가슴과 더불어
한없이 빨려들어 갈 미지의 세계를
20081223
이 추운 날
눈 내리는 거리에
그대가 내건 외등 하나 따뜻하여 눈물이 난다
신열 같은 노래 한 번 스쳐간 행간으로
성에 꽃이 쨍쨍한 간 유리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수피가 너덜거리는 잎 진 플라타너스처럼
수척한 그대 얼굴에 창백한 입맞춤을
그려 넣는 불행 속에도 나는 행복하다
영락없이 이 겨울의 깊은 미궁으로
어지러이 침윤하는 의식을 안간힘으로 부여잡고
흰 눈 내리는 모롱이에 따뜻한 안부로 와 닿는 밀어
끈적이는 슬픔 하나 저 먼 들판에 나부끼고
내리는 흰 눈 속에 나는 그대와 고립을 꿈꾼다
공황으로 메마른 가슴과 더불어
한없이 빨려들어 갈 미지의 세계를
200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