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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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 09:07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8년
출판사 :
입동 / 성백군
텅 비었습니다
곡식으로 가득한 황금들녘은
사라지고 추수 끝난 자리에
하얗게 무서리가 내렸습니다
나무들은
한 잎 두 잎 잎을 떨구며
나목이 되어갑니다
대지는
봄, 여름, 가을을 지나오느라
피곤하여 쉬이 곤한 잠이 들었는지
바람이 거칠게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고 코 고는 소리만 요란합니다
모여
김장을 담그고
남정네들은 독 묻을 땅을 파며
월동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오손도손 화롯가에 둘러앉아
감자며 고구마를 구워 먹었지요
그때 우리는 가난했지만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잘산다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겨울이 왜 와야 하는가를
938 - 11252018
텅 비었습니다
곡식으로 가득한 황금들녘은
사라지고 추수 끝난 자리에
하얗게 무서리가 내렸습니다
나무들은
한 잎 두 잎 잎을 떨구며
나목이 되어갑니다
대지는
봄, 여름, 가을을 지나오느라
피곤하여 쉬이 곤한 잠이 들었는지
바람이 거칠게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고 코 고는 소리만 요란합니다
모여
김장을 담그고
남정네들은 독 묻을 땅을 파며
월동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오손도손 화롯가에 둘러앉아
감자며 고구마를 구워 먹었지요
그때 우리는 가난했지만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잘산다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겨울이 왜 와야 하는가를
938 - 1125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