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A)
김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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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 19:45
저자 : 김동기
시집명 : 미출간
출판(발표)연도 : 2019년
출판사 : 미선정
파꽃 (A)
사는 게
팔자가 그러하여
갓 쓰고 사는 인생
보나마다
뿌리도 하얗겠지만
대차지가 못하여서
속 비우고 속 없이
하늘만 쳐다보며 헛기침 하다가
말년에 와서 푸르던 기백조차
바람맞고 흐늘어진 몸
누가 너를 기억하랴
꽃이라고 불러본 일이 없는 것을
한 번도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안아본 적이 없는 것을
12월은 가고 있다
부질없이 일년이 또 간다
이제 모든 이들에서 잊혀져 갈 것이다
파꽃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도
혹은 사랑했더라도
너는 가고
나도 누군가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진다
사는 게
팔자가 그러하여
갓 쓰고 사는 인생
보나마다
뿌리도 하얗겠지만
대차지가 못하여서
속 비우고 속 없이
하늘만 쳐다보며 헛기침 하다가
말년에 와서 푸르던 기백조차
바람맞고 흐늘어진 몸
누가 너를 기억하랴
꽃이라고 불러본 일이 없는 것을
한 번도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안아본 적이 없는 것을
12월은 가고 있다
부질없이 일년이 또 간다
이제 모든 이들에서 잊혀져 갈 것이다
파꽃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도
혹은 사랑했더라도
너는 가고
나도 누군가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