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랑과 이별의 이름으로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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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8 18:12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어느 사랑과 이별의 이름으로 / (宵火)고은영
바람에 떠밀리는 기러기 떼
담청색 가을 하늘이
너무나 곱고도 높다
별 의미도 없는 일에
목숨 걸고 살았던 지난날
그건 아마도 젊은 날의 객기와
정열의 몸짓이었다
못생긴 지성에도 침잠하는 가을은
그립도록 이름없는 귀향을 꿈꾸고
돌이켜 보면 모든 사랑의 가치조차
지금은 궁핍한 몰골로 시들어 간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설악의 절정에
첫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는데
물구나무선 이 막연한 기다림이
천 개의 별빛으로 진다 하여도
끝없이 웃자라는 보고픔에
흐르는 세월은 유구하기에
우리는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일이다
섬진강 그 강변에 가고 싶어라
춥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찬란한 오후 햇살이
아직도 초록의 때를 벗지 못하고
흐르는 강물에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끝내 다 못쓴 이별의 편지를 띄우리라
못 견디게 보고픈 사람들을
저만치 강물에 묻고 오리라
20081013
바람에 떠밀리는 기러기 떼
담청색 가을 하늘이
너무나 곱고도 높다
별 의미도 없는 일에
목숨 걸고 살았던 지난날
그건 아마도 젊은 날의 객기와
정열의 몸짓이었다
못생긴 지성에도 침잠하는 가을은
그립도록 이름없는 귀향을 꿈꾸고
돌이켜 보면 모든 사랑의 가치조차
지금은 궁핍한 몰골로 시들어 간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설악의 절정에
첫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는데
물구나무선 이 막연한 기다림이
천 개의 별빛으로 진다 하여도
끝없이 웃자라는 보고픔에
흐르는 세월은 유구하기에
우리는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일이다
섬진강 그 강변에 가고 싶어라
춥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찬란한 오후 햇살이
아직도 초록의 때를 벗지 못하고
흐르는 강물에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끝내 다 못쓴 이별의 편지를 띄우리라
못 견디게 보고픈 사람들을
저만치 강물에 묻고 오리라
200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