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나는 집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귀신 나는 집

김은식 0 396
저자 : 김은식     시집명 : 달빛 동행
출판(발표)연도 : 2019(2018)     출판사 : 도서출판 문장21
귀신 나는 집
            김은식


겨울 장독대
된장 단지는 늙지도 않네
부뚜막에 고추장 단지
지렁단지도, 덩달아 묵은 나이는
엄니 시집오실 적부터 이자리에 놓인
겁나는 귀신

하얀 거적을 덮어 쓰고
땅 밑에서 벌건 목구멍만 내고
세상 맛깔 나는 양념 다 잡아 묵은
입술이 바알간
김치단지 귀신

겨울 산속 오두막집에는
눈 위에 발자국도 내지 않고
삼동을 나는 귀신이 산다

남새들 다 얼어 죽고
곳간에 쌀 뒤주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도
얼어 죽지 않는 귀신

귀신들이 바글바글한
깡촌 오두막
엄니 마지막으로 기거하시다
빈집만 두고 서울 형님네로 가신 후

삼 년 반을 드나들며
양념을 퍼다 먹고 있다
못난 자식 걸음걸이 살금살금
빈집 걸음이 그렇게 달달했나

엄니께 죄송한 마음
발뒤꿈치를 들고 왔다가는 고향 집
장맛은 오래될수록 맛깔나니
혀만 쭉 빼 물은 귀신이 왔다가는 날

장독대 눈 위에
발자국은 온데간데없고
장만 줄어든다는 소리 소문
저 집에는 귀신이 난다는  소리 소문
산골 마을에 메아리칠까 마음 아프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