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꽃
김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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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15:48
저자 : 김동기
시집명 : 미출간
출판(발표)연도 : 2019년
출판사 : 미선정
미운 꽃
꽃이라고
다 예쁜 것은 아니다
미운 새가 있듯이 미운 꽃도 있다
마른 벽에는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하지만 곰팡이 꽃도
꽃은 꽃이니
난감하네
거참-
이만 때쯤은
모진 북창에 등을 대고
곰팡이 꽃밭에서 사느니
지출항목을 만들기 위하여
어서 달리는 3등 열차
그 승객의 하소연이라고 들어라
그러면 안 된다
노른자위 집 여러 채 가지고
겹겹이 벽을 치고서
너만 잘 살면
나는 무엇이냐 말이다
그러면 안 된다
냇물이 흐르는 것은
거기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너는 사람이고 나는 짐승이란 말이냐
이토록 시린 내 등을 쳐서
어쩌잔 말이냐
그러지 좀 말자
나를 딛고 올라섰다면
이제는 갖다놓아라
앗아간 내 자존심과
짓밟은 자유와
작지만 고귀한 내 시민권을
제자리 갖다놓으란 말이다
그리고 더는 손대지 않길
바란다
꽃이라고
다 예쁜 것은 아니다
미운 새가 있듯이 미운 꽃도 있다
마른 벽에는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하지만 곰팡이 꽃도
꽃은 꽃이니
난감하네
거참-
이만 때쯤은
모진 북창에 등을 대고
곰팡이 꽃밭에서 사느니
지출항목을 만들기 위하여
어서 달리는 3등 열차
그 승객의 하소연이라고 들어라
그러면 안 된다
노른자위 집 여러 채 가지고
겹겹이 벽을 치고서
너만 잘 살면
나는 무엇이냐 말이다
그러면 안 된다
냇물이 흐르는 것은
거기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너는 사람이고 나는 짐승이란 말이냐
이토록 시린 내 등을 쳐서
어쩌잔 말이냐
그러지 좀 말자
나를 딛고 올라섰다면
이제는 갖다놓아라
앗아간 내 자존심과
짓밟은 자유와
작지만 고귀한 내 시민권을
제자리 갖다놓으란 말이다
그리고 더는 손대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