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소식, 한 남자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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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식, 한 남자가 울고 있다

고은영 0 485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_ 젊은 남자의 울음소리도 내겐 참 아프게 다가왔다
어스름에 저 남자는 어떤 슬픔의 고통으로 울고 있을까 _


바람의 소식, 한 남자가 울고 있다 / (宵火)고은영


몸통을 거의 잃은 초승달이 남서쪽
맞은편 건물 옥상 담벼락에 걸려서
피죽 같은 파리한 얼굴로 스스로 도 서글픈지
시간의 바깥으로 달아나고 있다

이 어둠에 마주 내려다보이는
4층 맞은편 창문을 통해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희미한 구획만 실루엣을 드리운 방안에서
그는 왜 우는 걸까

울어본 사람은 안다
그 울음의 이유를...
그게 무얼 의미하는 슬픔인지..
전화기를 내려놓았는지 뚜뚜뚜
허공을 치는 신호음이 내게 와 부딪히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산다는 게 더러더러
지독한 슬픔이란 걸 남자는 몰랐을까
달아나버린 사랑이 아파서 우는 걸까
아니면 가까운 사람의 부고를 받은 걸까
살아간다는 게 웃음 반 울음 반이라 하던데
남자는 흑흑 흐느끼다가 가슴 저미도록
복받치는 설움을 엉엉 큰 소리로 토해내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에 어둠을 타고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한 남자의 울음이 내 가슴에
깊은 획을 긋고 슬픔을 출산한다
그에게 다가가 한 마디의 위로를 살며시 놓고 싶다
인생은 그런 거라고
우는 일은 나이를 먹을수록 잦아지는 일이라고

거리에서면 나뭇잎들이 흔들리고
사람들도 세속에 흔들리고
거리도 서늘한 바람에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이성도 흔들리고 흔들릴 것이다
이 계절의 깊이만큼

200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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