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포 그리고 비극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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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포 그리고 비극의 결론

고은영 0 367
저자 : 고은영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
어떤 공포 그리고 비극의 결론 / (宵火)고은영


오늘 아침 인터넷 신문에 한 기사를 읽었다
충격은 외상이 없다
영혼에 상처를 찍고 들쑤시며 정신을 폐허로 남긴다
공황에 헛것들이 자화상처럼 일어서는 날마다
그날의 공포를 떨쳐내지 못하고 세상의 변방을 서성이는
그녀 안에 오랫동안 실존하는 방화와 참사
피폐한 영혼에 한 가닥 희망으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공포는 아직도 생생한 진행형이다
아, 아 그것은 내공을 일으키는 또 다른 화마였다

하나의 허기진 울분이 애맨 사람들의 목숨을 삼켰다
제발 돌아와 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이제는 없다
한 여자가 외상없는 충격으로 미쳐 버렸다
불이란 불씨만 보아도 공포에 떠는 여자의 행색은 걸인보다 못하다
그의 남자는 여자의 공포 앞에 이제 화장실에서 밥을 끓어 먹는다
정신과 의사들도 그녀의 치료는 손 놓은지 오래다

" 엄마 나 없이도 살 수 있어?
" 난 우리 딸 없이도 잘 사는데.."
딸 아이 전화에 농담처럼 넘기던 엄마도 있었다
" 여기 불이 났어 문이 안 열려! 그래서 갇혔는데
엄마 생각밖에 안나 사랑해 엄마 사랑해 "
한 방울의 맑은 물 송이 같은 딸이 대구 지하철 안에서
불쏘시개처럼  타 죽은 걸 안 엄마가
"난 우리 딸 없으면 못사는데 어떡하지" 절규하던 비극 앞에
오늘도 무심하게 세월은 가는데
현장을 지켜보던 생존자의 한 여인은
행색이 걸인보다 못한 미천한 모습으로
정신 줄을 놓고 이 추운 겨울 거리를 쏘다니고 있다
 
201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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