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 봄은 오려나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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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19:27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1.21
출판사 :
이 도시에도 봄은 오려나.
미세먼지 자욱해 먼 산이 흐릿하고
잿빛 하늘과 맞물려 도시는 온통 회색이다.
연일 들려오는 경제 뉴스는 어둡고
신경이 곤두선 사람들의 눈초리가 무섭다.
꽃 한 송이 없는 겨울 거리에는
참새들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사람들만
고개를 숙인 채 어디론가 흘러간다.
가시처럼 돋친 간판을 쳐다보며
나 자신도 인파에 휩쓸러 지나간다.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는 보도블록에는
도시의 삭막함이 박혀있다.
여기저기 빈 상가가 공허하고
빛바랜 임대 광고지가 나부낀다.
떨이를 목이 터지게 외치는 상인마다
텅 빈 가슴이 춥다고 아우성이고
차가운 불황(不況)의 경기 감도(感度)는
인파의 명치끝을 자극한다.
그해 겨울 보다 더 추운 이 도시에
과연 그 때처럼 봄은 찾아오려나.
갈 지(之)자로 배회하는 겨울바람만
옷깃을 파고들며 나를 괴롭힌다.
2020,1,21
미세먼지 자욱해 먼 산이 흐릿하고
잿빛 하늘과 맞물려 도시는 온통 회색이다.
연일 들려오는 경제 뉴스는 어둡고
신경이 곤두선 사람들의 눈초리가 무섭다.
꽃 한 송이 없는 겨울 거리에는
참새들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사람들만
고개를 숙인 채 어디론가 흘러간다.
가시처럼 돋친 간판을 쳐다보며
나 자신도 인파에 휩쓸러 지나간다.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는 보도블록에는
도시의 삭막함이 박혀있다.
여기저기 빈 상가가 공허하고
빛바랜 임대 광고지가 나부낀다.
떨이를 목이 터지게 외치는 상인마다
텅 빈 가슴이 춥다고 아우성이고
차가운 불황(不況)의 경기 감도(感度)는
인파의 명치끝을 자극한다.
그해 겨울 보다 더 추운 이 도시에
과연 그 때처럼 봄은 찾아오려나.
갈 지(之)자로 배회하는 겨울바람만
옷깃을 파고들며 나를 괴롭힌다.
20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