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시 모음-김용화
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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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6 13:49
저자 : 김용화
시집명 : 나이에 관한 시 모음-김용화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이립 而立
- 30세
바람이 불어도 풍차는
돌지 않고
목발 짚어도
다리는 휘청거린다
홀로 떠나는 멀고
아득한 길,
어제는 길 위에서 비 맞고
오늘은
돌부리에 넘어지고
길 한복판에
손차양하고
어정쩡히 서 있다
불혹不惑
- 40세
길 가는 여자들 먼눈으로 바라보며
죄를 짓다
돌아서면
문득,
딸애의
귀갓길이
걱정되는
나이
지천명 知天命
- 50세
산길에서 만난 여우비 같다
오는가 싶더니-
쏜살같이
등 돌리고 달아나
저만치 꼬랑지를 흔들고 서 있다
가던 길 멈추고
가끔은
뒤를 돌아보게 된다
멍하니
하늘 속을 들여다볼 때도 있다
이순耳順
- 60세
까닭 없이 귀가 자꾸 가려운 날,
저녁 강 물소리에
귀를 씻고
서 있으면
새근새근
산을 넘는
해의 숨결 소리
강둑에 선
삘기 꽃들이
흰 머리칼 날리며 귀를 쫑긋거린다
종심從心
-70세
길 위에서 만난 고추잠자리 한 마리
어깨 위 사뿐 앉아
말을 걸며
따라온다
여우비 잠깐 뿌리다 지나가는
가을 산길,
떡두꺼비 한 마리 풀섶에서 뛰어나와
길동무하자며
길 막고
떼를 쓴다
- 30세
바람이 불어도 풍차는
돌지 않고
목발 짚어도
다리는 휘청거린다
홀로 떠나는 멀고
아득한 길,
어제는 길 위에서 비 맞고
오늘은
돌부리에 넘어지고
길 한복판에
손차양하고
어정쩡히 서 있다
불혹不惑
- 40세
길 가는 여자들 먼눈으로 바라보며
죄를 짓다
돌아서면
문득,
딸애의
귀갓길이
걱정되는
나이
지천명 知天命
- 50세
산길에서 만난 여우비 같다
오는가 싶더니-
쏜살같이
등 돌리고 달아나
저만치 꼬랑지를 흔들고 서 있다
가던 길 멈추고
가끔은
뒤를 돌아보게 된다
멍하니
하늘 속을 들여다볼 때도 있다
이순耳順
- 60세
까닭 없이 귀가 자꾸 가려운 날,
저녁 강 물소리에
귀를 씻고
서 있으면
새근새근
산을 넘는
해의 숨결 소리
강둑에 선
삘기 꽃들이
흰 머리칼 날리며 귀를 쫑긋거린다
종심從心
-70세
길 위에서 만난 고추잠자리 한 마리
어깨 위 사뿐 앉아
말을 걸며
따라온다
여우비 잠깐 뿌리다 지나가는
가을 산길,
떡두꺼비 한 마리 풀섶에서 뛰어나와
길동무하자며
길 막고
떼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