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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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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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없다

이향아 0 376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온유에게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시와시학
떠나고 없다/이향아




서울 시내 수백 집 수도관을 깨고도

하늘은 열흘 넘게 얼어붙었다



삼한사온까지 언제 없어졌는지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는

오래된 우리들의 믿음

그것 또한 계약이 만료되었다



이제는 두 귀를 당나귀처럼 세워

어느 골짜기 구들장 밑을 흐르는

한밤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할 때

파닥이는 새가슴에 입김을 불어

꺼져가는 어린 숨을 일으켜야 할 때



높은 산들은 갈수록 날 에워싸고

겨우 길들여서 익숙한 것들은

시나브로 하나둘 떠나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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