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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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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봄에 0 383
저자 : 강민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푶     출판사 :
시작/강민경


이른 봄,
나목에서 시작을 본다

눈 뜨자마자
걸음마를 배우는 저 싹
저게 언제 꽃피우고 열매 맺을까
기다리는 마음 아득하다가도
벌 나비 먼저 입질하는 것을 보노라면
괜히 부산스럽고 바빠지고 초조해지고
질투가 난다.

어느새
흰 머리카락 가득한 나
돌아보면 지나온 생이 어제 같은데
세월 따라 구불구불 삶의 굽이 돌다 보니
시작은 보이지 않고 끝만 보인다

저 나목 같은 사람들아
끝이라고 무시하지 말라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꽃피우고 열매 맺고
내 백발에도 검은 물 들이면
몸은 늙었어도 시작하는 마음은
젊어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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