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위에 쓴 시 2_강물 속에 빠뜨린 문장 - 홍관희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강물 위에 쓴 시 2_강물 속에 빠뜨린 문장 - 홍관희

처럼 0 514
저자 : 홍관희     시집명 : 사랑 1그램
출판(발표)연도 : 2022     출판사 : 사랑 1그램
강물 위에 쓴 시 2
  -강물 속에 빠뜨린 문장
                                                        홍관희


  드들강 징검다리 위에 쭈그리고 앉아
  시어를 낚다가
  짓고 있던 문장을 그만 강물 속에 빠뜨리고 말았다

  물에 젖은 채 어디론가 흘러가는
  미완의 문장

  내 주변을 맴돌던 작은 물고기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던 물오리들이
  물속에 빠진 그 문장을 떠받치며
  문장의 빈 자리를 듬성듬성 채우고 있었다

  그러고도 남는 부분은
  나의 절친 드들강이
  징검다리 앞에서 쉼표 몇 잎 달고 있는 버드나무를 불러들여
  마저 채우는 것이었다

  강물 속에 빠뜨린 문장에도
  나의 시가 이렇게 여럿의 도움으로 지어져
  드들강 한 생애의 일부를 이루며 흐르고 있듯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부족한 내 삶의 여백을 채워 주고 있는 것이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이라는 것을
  징검다리 위에서 느릿느릿 알아가고 있을 때

  외발로 물을 딛고 선 채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왜가리 한 마리
  저공비행하며 물속에서 건져올린 시 한 수
  물결 닮은 날개짓으로 너울너울 낭송하며
  강물 위를 평화로이 날고 있었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