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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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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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목필균 0 359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매듭

 

                                                                                              목필균

 


마트에서 계란 한 판을 사 왔다

꽉 묶여진 매듭을 싹둑 가위질했다

덮개를 벗은 서른 개의 얼굴들이 가지런하다

옹쳐진 매듭은 그대로 쓸려갔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긍정도 부정도 못하다가 있다고 했다

그가 피식 웃었다

“자기 좋은 사람에게만…….”

나도 피식 웃었다

그 말이 맞기 때문이다

 

옹쳐질 때까지 참다가 견디기 어려워지면

싹둑 가위질했던 사람들

매듭은 풀리지 않은 채 쓸려갔다

어딘가에 그대로 옹이로 남아있겠지

 

왜 풀어 볼 생각은 안 했을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아온 시간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보니 쓸려 보낸 매듭들로

울퉁불퉁 자갈길이 된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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