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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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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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선인장

봄에 0 434
저자 : 강민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넝쿨선인장/강민경


저건 뱀이다
아니, 완전 조폭이다

하와이 코코헤드
보티니칼 가든*선인장 군락지에
나무를 감고 있는 이름도 아리송한 넝쿨 선인장
타고, 오르고 찌르고 하면서
밑동부터 꼭대기까지 조이는 저걸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적자생존이라고 하지만
숨 막혀 죽을 것만 같은 저 나무가
사람이 아니길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가
되돌아 봐지는 인간사
나도 선인장도 나무도 아닌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결국, 당했구나
그 옆
죽어 쓰러진 나무에 짓 눌려 말라가는 선인장
그러니까 네가
뱀이고 조폭이라는 거다.
 
 
*화산이 터져 만들어진 공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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