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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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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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마스크

박인걸 0 310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2.29     출판사 :
하얀 마스크

봄 햇살은 여과 없이 쏟아지고
산수유 꽃망울 눈을 뜨는데
음습(陰濕)하게 번져나가는 전염병에
도시 전체가 어둡다.

봄바람 살며시 다가와
두꺼운 겉옷을 벗으라 하는데
얼굴을 가린 하얀 마스크가
천근만큼 무겁기만 하다.

지나가는 사람도 무섭고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는 두렵다.
소리 없이 퍼지는 바이러스가
칼 든 강도만큼 겁난다.

마구잡이로 달려들어
허파 깊숙이 둥지를 틀고
단 하나의 목숨을 빼앗아가니
어찌 아니 두려우랴!

산불처럼 번져 나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소식에
하얀 마스크 한 장이
천군천사보다 더 든든하다.
20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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