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배추꽃 잎에 머무는 것은
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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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12:26
저자 : 박동수
시집명 : 사랑은 그렇게 오나보다
출판(발표)연도 : 2007년도
출판사 : (주)한국문학세상
봄이 배추꽃 잎에 머무는 것은
푸른빛 애벌레가
제 뱃속을 체워준 배추 잎을
떠날 때 흰나비 되어 날고
겨울 강이 길게 누었어도
태어난 배추 잎에서
봄 향기를 맡은 건
또 한 세월 은혜로 살고파
돌아온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이
거센 파도 같아도
쪽배의 허망을 저어와
시들어가는 배추꽃잎에
머무는 시간만은
봄날의 달콤한 하루
꿀도 꽃가루도 없는
가난한 늙은 배추꽃 잎에
허망을 젓든 흰나비
닻을 내린 것은
제살 먹여준 것을 아는 것
흰나비와 노랑 배추꽃잎에
봄은 오래오래
머무고 있으리라
푸른빛 애벌레가
제 뱃속을 체워준 배추 잎을
떠날 때 흰나비 되어 날고
겨울 강이 길게 누었어도
태어난 배추 잎에서
봄 향기를 맡은 건
또 한 세월 은혜로 살고파
돌아온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이
거센 파도 같아도
쪽배의 허망을 저어와
시들어가는 배추꽃잎에
머무는 시간만은
봄날의 달콤한 하루
꿀도 꽃가루도 없는
가난한 늙은 배추꽃 잎에
허망을 젓든 흰나비
닻을 내린 것은
제살 먹여준 것을 아는 것
흰나비와 노랑 배추꽃잎에
봄은 오래오래
머무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