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3월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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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3월의 밤바다.

장수남 0 342
저자 : 장수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3.23     출판사 :
자갈치 3월의 밤바다.


어둠 짙어지는 삼월의자갈치 밤바다
길 잃은 꽃샘추위 녀석들 허둥지둥 거리로 뛰쳐나와
줄줄이 자갈치 포장마차 한편에 자리를 잡고
생선 굽는 향에 취해 정신을 잃고 있다.

언제부터 누가 누구를 기다렸는지.
이쯤 되면 코로나 바이러스도 물러설 때도 되었는데
자식들 지칠 줄 모르고 겹겹이 숨어 날뛴다.

검게 타오르는 밤바다
낯익은 발걸음들이 어둠을 등에 메고 하나씩 둘씩
야!! 취한다. 삼월 바다가 취한다.
자갈치 봄 바다가 취한다.
연탄불위에 곰장어가 이리저리 제 몸을 비틀어가며
이글이글 짙은 연기를 내뱉는다.

핏빛 향에 젖은 파도가 술렁술렁 담을 넘는다.
혀끝이 안돌아간다. 막소주 한잔 캭.~~ 또 한잔 캭.
내가 한잔 권하면 파도가 덥석 마시고
파도가 한잔 권하면 언제부터 내가 취했는지
아랫도리가 휘청 밤바다가 어둠 헤집고 깔깔댄다.

빌딩숲의 네온불이 오선지를 그린다.
비명의 전주곡 심장이 칼라로 박동한다.
저녁밥상 차려 놓고 혼자 기다리는 마누라 생각은 전혀.
딴 세상에서 언제까지 머물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심 깊게 타들어가는 밤바다
남포동 뱃 사나이 바지 끈을 풀고 비수를 꼽는다.
가로등이 살짝 엽 눈질 한 모텔 커튼사이 침대위에선
투명 인간들이 꽃불 태우는 비명 밤은 언제까지
쾌락의 춤을 추고 있을까. 새벽 뱃고동 기상소리
자갈치는 어젯밤의 일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을는지.
햇살 지긋이 눈뜨고 새벽부터 자갈치는 빗장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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