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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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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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뜨라레 0 270
저자 : 강희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87     출판사 :
어      둠  / 강희창

 친구야 !
 날이 저무는구나
 한낮을 꼬박 자고난 도시의 불빛이
 황급히 깨면 내 가슴엔 멍이 든다
 어느 마음에 죄가 살았있어
 홀로 숨죽여 흐느껴야 하는 밤
 대상 모르는 고해성사에 달무리 진다

 친구야 ! 
 가로등 주위로 비가 몰린다
 큰 길이 속없이 길게 누워 잠들면
 혼자서 거길 서성거렸어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소스라쳐 돌아봤지
 캄캄한 사위가 바짝 나를 겨냥 하는걸
 젖은 두 손 모으면 용서될 줄 알았지

 친구야!
 바람이 거세지고 빗줄기가 굵어진다
 멀리 관악산 판자촌 예배당 종소리
 멍든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 1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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