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강 - 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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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 마종기

poemlove 2 12130
저자 : 마종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치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2 Comments
agata 2005.10.19 22:55  
오늘 문학의 집에서 마종기 시인의 문학이야기가 진지함 속에서 진행 되었습니다
의사와 시인의 면모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실과 따뜻함, 절제된 감성과 미학의 아름다움이 '조용한 개선'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인이 아름답다고 진하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tnraud7 2005.11.25 13:59  
삶을 이렇게 진지하게 사유할 수 있다는 데 대해서 시인에게 깊은 신뢰감을 가지게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만...아름다운 시인의 정신이 넋을 놓아버립니다. 이런 시인을 보며 시인이 아름답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