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에 개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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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에 개를 잡다

뜨라레 0 367
저자 : 강희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88     출판사 :
선거철에 개를 잡다  /  강희창​

우르르 모여서 맘에 드는 황구 하나 골라
끌어다가 패든지 매달아 잡고
짚토매 불 질러 개털 끄실르는 일이다
초장부터 한 뼘 혓바닥 잘라 소금 찍고
소주잔 기울이며 판을 벌인다
구신은 으뜸 정력제라 다투기 십상이고
된장 풀어 익어갈 쯤이면 온통 소음뿐인데
아무리 먹어도 뒤탈이 없다며
보긴 그래도 역시 맛은 껍데기가 최고란다​

선거철이 되니 연락도 없던 친구놈이
한 여남은 명 모여 개나 잡게 넘어 오란다
언 놈 잘 되라고 희생되는 개도 불쌍코
하필 뿔도 없는 짐승이 제물인지 몰라
에라 나는 안 갈란다
나 같은 개털이 빠진다고 뭐 대수겠냐
똑같은 개들 중에서 하나 고르는 것도 싫고
짖고 까부는 것도 보기 싫고
시답잖은 얘기 듣기 싫으니
에이, 나는 안 갈라네.​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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