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으며
뜨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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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09:58
저자 : 강희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비를 맞으며 / 강희창
느닷없이 비가 내리는 날
피할 길 없어 그냥 맞는 날
빗줄기 만큼씩 스며드는 초라함
물기 찬 안경알은
움츠린 몰골 가려 주건만
정거장 모퉁이를 지날 때
전기줄에 참새놈 자꾸 치어다 본다
눅눅한 기운이 산동네 가슴팍에
배 - 배 똬리를 튼다
뭉게구름 같은 허영은
빗방울 무게로도 허물어 지고
주머니는 더이상 안식처가 아니다
흙탕물 내뱉고 내빼는 자동차들
질펀한 고갯길에 서투른 걸음마
도시로 나온 지 일 년도 채 안된
자존심이 홈빡 비에 젖는다.
(1986 가을)
느닷없이 비가 내리는 날
피할 길 없어 그냥 맞는 날
빗줄기 만큼씩 스며드는 초라함
물기 찬 안경알은
움츠린 몰골 가려 주건만
정거장 모퉁이를 지날 때
전기줄에 참새놈 자꾸 치어다 본다
눅눅한 기운이 산동네 가슴팍에
배 - 배 똬리를 튼다
뭉게구름 같은 허영은
빗방울 무게로도 허물어 지고
주머니는 더이상 안식처가 아니다
흙탕물 내뱉고 내빼는 자동차들
질펀한 고갯길에 서투른 걸음마
도시로 나온 지 일 년도 채 안된
자존심이 홈빡 비에 젖는다.
(1986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