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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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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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에서

박인걸 0 256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5.5     출판사 :
세종로에서

저 거리에서 그토록 펄럭이던
주장(主張)의 깃발들이 사라졌다.
연일 내뱉던 확성기소리는
도시 비둘기처럼 날아가 버렸다.
어떤 노인들의 핏대 세운 목소리도
맑은 하늘이 빨아드렸다.
말끔히 수리된 아스팔트 위에는
쏟아진 태양빛이 앉아서 논다.
며칠 전 내린 비에 가로수 함초롬하고
누군가가 심은 꽃이 요괴(妖怪)롭다.
푸른 사람들 신(神)오른 듯 내달리고
도시형 미인들 어깨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순신 장군은 어떤 사색에 빠졌고
세종대왕 너무 늙어서 난독(難讀)중이다.
꼬리를 맞문 차량들 엉금엉금 기지만
북적이는 도시가 활화산 가까이 선 기분이다.
오랜만에 지나치는 이 거리가 맘을 끈다.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서울이 난 좋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일거다.
대한민국의 심장(心臟)이 여기서 뛰고
여기서 보낸 문명(文明)이 지구를 돈다.
나는 서울에서 인간(人間)이 됐다.
세종로에 서면 박동(搏動)이 춤을 춘다.
맞은 편 간판의 여배우가 날 반긴다.
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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