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부치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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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부치는 편지

정촌 0 390
저자 : 정촌 김동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5월에 부치는 편지



내가 이처럼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은 드문 일이네
난 지금
새신랑 같은 들뜬 가슴으로
5월의 편지를
부치려고 동네 우체국 가는
중이거든

이런 날은
나이가 들수록
종종 있는 것도 아니고
사춘기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거 같아서
5월의 신부 같은 그대여
이 나이에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참 좋고
좋기만 하이

저 같이
맛깔스레 나도
5월을 닮은
착한 아이의 얼굴이 돼서
순박한 봄꽃처럼 살고 싶네
5월의 자유로운 시인으로
드럼치고 기타도 치면서
내 생애의 가장 빛나는
콘서트 하고 싶으이

듣는 이가
없어도 좋아라
보는 이가 없어도 좋아라
티 없이 해맑은 하늘 아래
가벼운 죄인으로
5월의 편지를 부치는
지금이 참으로 좋고
죽어도 여한
없어라

곧 내 마음
그대에게 닿을지니
부디 행복하시게

5월에
정촌 봉서(封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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