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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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인연

송정숙 0 387
저자 : 송정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     출판사 :
하늘의 인연

2020.5.23(윤 4.1)
윤달이라 시부모님을
가족묘로 모시기로 했다

산신에게
어머니를 편히
계시게 하여 주어 감사합니다
어머니를
좋은 곳으로 모셔갑니다
인사를 한 후

아들이
파묘합니다
파묘합니다
파묘합니다
세 번을 외치고
파묘를 시작했다

남겨진 부모님 흔적을
모두 찾아
한지에 싸서 상자에 넣고

한지에 불을 붙여
어머니 계시던 자리에 대고
할머니 불났어야 어서 나오세요
할머니 불났어야 어서 나오세요
할머니 불났어야 어서 나오세요
이렇게 영혼을 불러내었다

화장을 하면 이승에 인연이
다하는 거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렇든 저렇든
자식이 있고 손주가 있으니
추억을 위해 흔적이라도
남겨짐이 좋으리라

어디든지 흔적은 남겨져
가끔이라도 가서
가슴에 흔적을 살며시 만져
볼 수 있음이 좋은 것 같아
경치가 좋은 곳으로 모셨다

인연은 사라지는 게 아니고
가슴에 남겨지는 것
그 흔적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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