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에서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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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 04:10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0.6.6
출판사 :
숲길에서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인적 드문 뒷산 숲에는 고요가 충만하다.
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 온 햇살은
야생화 꽃잎에 내려앉아 놀고
짙은 풀 향기는 나를 자연인이 되게 한다.
짝 찾는 새들끼리의 고운 노래와
나뭇잎을 가볍게 흔드는 소슬바람이
내 옷깃을 살며시 잡아당길 때
아무데나 벌떡 드러누워 나도 숲이 되고 싶다.
날카로운 시선이 레이저 광선처럼 흐르고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강물처럼 흘러넘쳐
내뱉는 호흡마저 단번에 끊길 것만 같은
인간 숲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다.
생존이 치열한 짐승우리 같은 마당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어금니에 힘을 주며
교활함과 비열이 뒤섞인 상대의 낯빛 앞에서
가증한 눈웃음 짓는 세상이 나는 싫다.
나뭇가지를 꺾어 초막을 짓고
초근(草根)을 캐고 목피(木皮)를 벗겨
산나물에 섞어 연명하더라도 여기가 좋다.
치열한 경쟁에 과도한 스트레스로
양 이마에 굵은 핏대가 서지 않아 좋다.
바람에게 얼마든지 길을 내 주는
갈참나무 우거진 숲에서 살고 싶다.
2020.6.6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인적 드문 뒷산 숲에는 고요가 충만하다.
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 온 햇살은
야생화 꽃잎에 내려앉아 놀고
짙은 풀 향기는 나를 자연인이 되게 한다.
짝 찾는 새들끼리의 고운 노래와
나뭇잎을 가볍게 흔드는 소슬바람이
내 옷깃을 살며시 잡아당길 때
아무데나 벌떡 드러누워 나도 숲이 되고 싶다.
날카로운 시선이 레이저 광선처럼 흐르고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강물처럼 흘러넘쳐
내뱉는 호흡마저 단번에 끊길 것만 같은
인간 숲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다.
생존이 치열한 짐승우리 같은 마당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어금니에 힘을 주며
교활함과 비열이 뒤섞인 상대의 낯빛 앞에서
가증한 눈웃음 짓는 세상이 나는 싫다.
나뭇가지를 꺾어 초막을 짓고
초근(草根)을 캐고 목피(木皮)를 벗겨
산나물에 섞어 연명하더라도 여기가 좋다.
치열한 경쟁에 과도한 스트레스로
양 이마에 굵은 핏대가 서지 않아 좋다.
바람에게 얼마든지 길을 내 주는
갈참나무 우거진 숲에서 살고 싶다.
2020.6.6